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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coin Story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에 남긴 메시지

by MAXI 2021. 9. 28.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화폐는 신용화폐로서 국가의 법령에 따라 그 가치를 보장받는다. 정부는 화폐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인쇄할 수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미국은 어떠한 부채든지 갚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돈을 인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정화폐의 특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창궐하며 금융 위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 2008년 금융위기의 전조

영화 <빅쇼트>로 익히 알려졌듯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주택 담보 대출에서 심사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대출이다.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상환 능력을 가리지 않고 마구 대출이 진행되었고, 이 대출들이 증권화되어 다시 '다단계채권 모기지담보부증권(CDO)'이라는 이름으로 금융상품화되었으며 전세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그 무렵 2008년 8월 18일,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공식 사이트 도메인을 등록했다.


▶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연준의 구제금융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파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부터 시작한, 무리한 주택담보증권 발행이 결국 150년 역사의 저명한 투자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갔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원리금 상환을 더이상 못하게 되자, 리먼브라더스는 회생불가능 상태가 됐다. 많은 이들은 비트코인의 역사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 파산은 글로벌 경제에 크나큰 침체를 가져다 주었다.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다.

Photo by Sharon McCutcheon on Unsplash


그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양적완화는 돈을 무제한으로 인쇄하고 시장에 푸는 것으로, 중앙은행이 정부와 금융기관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미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축통화국의 막대한 통화량 증가는 달러 가치의 하락을 이끌었고, 달러를 유통하던 주변 국가들을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만들었다. 주변국들이 보유한 달러 가치를 감소시키면서 미국은 새로 인쇄한 달러로 다른나라의 물건을 사들인다. 이것은 주변국의 부를 공짜로 뺏어오는 강도 행위나 마찬가지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연준의 이러한 행태를 보고 중앙은행과 정부, 그리고 법정통화의 신뢰성을 비판했다.


▶ 비트코인의 등장, 그리고 사토시 나카모토의 메시지

2008년 10월, 미국 정부가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7천억 규모의 구제를 승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했다. 몇 달 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운영을 시작했고, 비트코인 원장의 첫 번째 항목에 운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한줄의 메시지를 남겼다.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 메시지(bitcoin genesis block message)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더 타임스 2009년 1월 3일, 은행들의 두 번째 구제금융을 앞두고 있는 U.K. 재무장관”

더 타임즈 2009년 1월 3일자 1면


비트코인 트랜잭션에 남겨진 최초의 문구로, 그날 <런던 타임즈> 1면의 실제 헤드라인이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메시지를 통해 경제 실패의 원인 제공자들을 처벌 대상으로부터 면제하고, 오히려 부채를 탕감해주고 세금과 미래세대의 빚으로 구제 해 주는 불공정한 현 금융 시스템을 비판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비트코인을 만든 근본적인 동기가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은행은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지만, 그들은 무분별한 대출로 신용버블을 유발했다”
현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고안된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와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없이 탈중앙화되어 개인간(P2P)의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며, 정부가 원하면 더 찍어낼 수 있는 기성 화폐와는 달리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다.


▶ 코로나19, 돈 찍어내기'의 새로운 국면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대규모 양적완화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일어났다. 미국 연준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뿐만 아니라, 위기에 닥친 회사채도 모조리 사들이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벌어지지 않은 일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거라며 무제한 양적완화를 정당화했다. 금리도 제로 금리로 내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0년 한해 동안 미국 연준은 3조 달러가 넘는 돈을 풀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1200억달러를 시장에 유통시키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된 뒤에는 1조9000억 달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구제법안', 그리고 3조5000억 달러의 지원안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지난 5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4%가 올랐고(평균 2% 상승), '바이든플레이션(Biden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연준 제롬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비트코인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사토시 나카모토의 설계대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 있냐는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비트코인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MAXI @btc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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