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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coin News

엘살바도르 세계 최초 비트코인 법정통화 지정

by MAXI 2021. 9. 10.


2021년 9월 7일은 비트코인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날이다. 지난 6월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정안을 발표한 이후, 공식적으로 법안이 발효된 날이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통화폐로 채택한 국가가 되었다. 비트코인으로 마트에서 계산을 할 수 있고, 세금도 낼 수 있다.

엘살바도르는 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게 되었을까?


▶ 비트코인의 작은 한 걸음, 인류의 위대한 도약

2021년 6월 3일~5일 마이애미에서 비트코인 컨퍼런스(Bitcoin 2021)가 개최되었다. 영상으로 참석한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정 법안을 차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는 깜짝 발표를 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1981년생으로 2019년 최연소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됐다. 임기 3년차인 현재 지지율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훌륭한 아이디어들은 아름답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름다운 것들이 그러하듯 그것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연약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했었고 미래의 가능성 때문에 즐거워했습니다. 빨리 미래가 다가와 미래가 만들어낼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한 큰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아도 핵전쟁이나 기후재앙, 기아, 역병, 멸망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만들고,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떤 것이라도 우리 인류가 해낼 수 있다는 그 아름다운 아이디어를 우리는 소중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창의력은 다른 동물들로부터 우리를 구분짓는 특징입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살려내어 분별력을 가지고 역사 속에서, 또 전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해나가려고 합니다. 또 우리를 우리의 모습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재료들로 미래를 위한 국가 설계를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비트코인이 이런 아이디어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전 다음주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만드는 법안을 의회에 보낼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Bitcoin 2021 컨퍼런스 중에서,
*유튜브 <신박한 신박사> 채널 '엘살바도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품다' 참고

2021년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펼쳐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아름다운 연설은 비트코인의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것이다. 이후 6월 9일 의회에 제출된 비트코인 법안은 84표 중 62표의 찬성표를 획득하며 승인됐고, 마침내 9월 7일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의 공식적인 법정화폐가 되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공식 발표



▶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이유

비트코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그런데 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택한걸까.

엘살바도르는 국가 자체 화폐가 없다. 콜론이라는 법정화폐를 사용하다가 2001년부터 미국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95위로, 경제적으로 낙후되 국가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난과 치안 불안을 견디지 못해 세계 곳곳으로 이민을 떠나고 있다.

미국 달러를 법정화폐로 활용하는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200만명 가량이 해외에서 일하며 매년 40억 달러 이상을 본국에 송금한다. 엘살바도르 GDP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이며, 송금 시 많은 수수료를 은행에 지불한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아서, 10%라는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돈을 직접 전달받아야 하는 등 해외 송금을 받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 송금을 통해 수수료와 환차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6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라는 거액이 송금 과정에서 수수료 등으로 빠져나가는데,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활용하면 저소득층의 송금액이 증가한다. 비트코인의 저렴한 송금 수수료와 신속한 송금 속도를 통해 중앙금융에서 도태된 엘살바도르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또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1%만 엘살바도르에 투자되어도 GDP의 25%가 증가할 거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모바일 결제 어플리케이션 스타트업 '스트라이크(Strike)'와 파트너십을 맺어 비트코인 기술을 통한 엘살바도르 금융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청정에너지인 화산(지열)에너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보’라는 이름의 비트코인 지갑을 출시했으며, 비트코인 ATM기 200대를 곳곳에 설치했다. 비트코인을 투자한 이민자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계획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게임체인저가 되길 원했다. 역사적 사례를 통해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난 기존 화폐나 중앙금융 시스템 대신, 개방성과 자율성을 통해 자생해온 비트코인을 채택, 엘살바도르 미래를 꿈꾼 것이다.


▶ 비트코인의 역사적인 날, 비트코인 매수 운동 속 10% 폭락

9월 7일, 엘살바도르에서 마침내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공식 발효됐다. 엘살바도르는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국민에게 배포했고, 2000만달러 어치 상당의 400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하며 자축했다. 전세계의 비트코이너들은 기념비적인 날을 축하하며 ‘30달러 비트코인 구매’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를 축하하듯 치솟던 비트코인 그래프는 차익 매물 실현으로 인해 약 20% 폭락하며, 가격 변동성을 우려하던 비트코인 도입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150BTC 추가 매수를 밝힌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반대론자들을 비웃듯 비트코인 150개를 저점에서 추가매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로서 엘살바도르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550개가 됐다.

한편, 엘살바도르 국민의 80%는 비트코인 도입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비트코인 지갑 ‘치보’가 다운로드 되지 않는 기술적 결함으로 국민들이 곤란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밀어 붙이고 있으며 국민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다. 가난하고 낙후된 국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을 통한 실험은 성공할까 실패할까. 엘살바도르의 선례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엘살바도르 이후 어떤 나라가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채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MAXI @btc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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